개도국 금융지원 우선 전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일 개도국 금융지원 확대를 전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분담금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런던으로 가는 도중 수행기자들에게 "브라질은 개도국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을 돕는다는 요건이 충족되면 IMF의 재원 확충을 위해 분담금을 늘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IMF가 재원을 확대해야 하고, 이것이 브라질의 외환보유액 수준을 크게 감소시킬 정도가 아니라면 분담금을 늘리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도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물론 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다른 브릭스(BRICs) 국가들도 IMF 재원 확충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브라질도 이 문제를 놓고 IMF와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테가 장관은 그러나 IMF 재원 확충이 이루어질 경우 개도국에 대한 금융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IMF의 재원 확충과 함께 IMF의 민주적 운영과 대표성 및 투표권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탈리아 잡지와 가진 회견에서도 IMF에서 브라질의 대표성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도 "브라질은 G20에서 국력에 맞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IMF뿐 아니라 세계은행까지 포함해 투표권이 확대될 수 있도록 미국 등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