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를 상대로 한 미국의 오랜 금수조치(엠바고)가 애꿎은 한 자산가의 비극적 죽음을 불렀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6일 미국의 엠바고로 인해 전 재산이 묶인 스페인 사업가의 캐나다 태생 부인이 쿠바에서 오랜 가난에 허덕이다 3일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올해 108세인 메리 매카시의 사인은 호흡기 곤란 증세에 대해 돈이 없어 처방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상속인인 손자 엘리오 가르시아가 말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 태생인 고 매카시 여사는 지난 1924년 부유한 스페인 사업가와 결혼해 쿠바에 정착했다.
이후 쿠바 상류사회의 일원이 돼 아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공동 설립하고 고아들을 위한 자선사업에 힘을 쓰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벌였다.
그녀는 남편이 사망한 1951년 이후에도 쭉 쿠바에 머물렀다. 그러나 미국이 1962년 금수조치를 단행해 그녀의 전 재산이 동결된 뒤에는 줄곧 기아선상을 헤매야 했다.
그녀는 2007년 한 캐나다 외교관의 도움을 얻어 이후 자신의 재산에서 매달 96달러를 인출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녀가 생을 마감한 3일 오후 20명가량의 지인들이 그녀를 찾았다. 고인의 곁에는 애장품인 스타인웨이 피아노 위에 밝혀진 촛불 하나가 넋을 위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