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후지모리(70) 전 페루 대통령이 지난 1990년대 10년 동안의 대통령 재임기간 중에 인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7일 유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민간인 50여명을 학살한 군부의 '암살대' 그룹 창설을 승인했다는 것은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의 유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최대 3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늦게 1심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세사르 산 마르틴 재판장은 숨을 죽이고 판결을 기다리는 법정에서 후지모리 피고가 콜리나 군 살인조직 창설을 인가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유죄를 판결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유죄판결을 예상한 듯 마르틴 재판장의 판결문을 들으며 메모를 했다.
변호인들은 후지모리 피고가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마 경찰본부에 위치해 있는 재판정 밖에는 유죄소식이 전해지면서 후지모리 지지파 500여명과 피살자 유가족 30여명이 뒤섞여 막대기와 주먹을 휘두르는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지파는 '후지모리 무죄'를 외쳤으며, 이에 맞서 반대파는 '후지모리 살인자'라고 규탄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이미 권력남용 유죄로 6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태에 있으며 이번 인권침해 혐의 재판외에 2건의 부패 사건과 관련하여 기소된 상태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각종 재판에도 불구하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재임중에 위기에 처한 국가경제를 살려내고 좌익게릴라들로부터 국가를 구했다는 공적을 찬양하는 세력이 엄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자신이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딸 케이코 의원이 오는 2011년 대선에 출마하여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올해 33세의 케이코 의원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으나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부친에 대해 사면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마 AP=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