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각료가 뎅기열의 중남미 전 지역 확산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EFE 통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라시엘라 오카나 아르헨티나 보건장관은 이날 "뎅기열 확산은 피할 수 없으며, 최대한의 예방만이 최상의 대책"이라면서 뎅기열이 중남미 전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카나 장관은 아르헨티나에서 현재 뎅기열 발병 사례가 유례없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 퇴치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보건부는 지난 6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볼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살타, 차코, 카타마르카 주(州) 등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들어 7천869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해 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인근 지역에서도 200여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민간단체들은 뎅기열 환자 수가 이미 2만명 수준에 달했으며, 정부의 예방조치가 허술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간단체들은 특히 "아르헨티나 정부가 6월 말 실시되는 총선을 의식해 뎅기열 피해상황을 숨기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도 뎅기열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아르헨티나 정부 발표와는 달리 사망자 수가 9명이라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80년대 말과 1997년 뎅기열 감염 사례가 일부 나타났다 곧 사라졌으나 2004년에는 1천500여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한편 볼리비아에서도 올해들어 5만여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으며, 지난 2월 말 현재까지 최소한 20~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 보건부는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경우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대 500명에 달할 것이라면서 뎅기열 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뎅기열 퇴치를 위해 120만달러의 자체 예산을 책정하고 안데스개발공사(CAF)로부터 110만달러, 기타 국제기구로부터 100만달러를 차관 형식으로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노후 장비 교체 등 방역 기능을 충분히 갖추기 위해서는 200만달러 안팎의 현금과 500여개의 장비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뎅기열은 중남미 지역에서 한 때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나 1970년대 예방 노력이 소홀한 틈을 타 1980년대 초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브라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을 중심으로 뎅기열이 확산돼 수십만명이 고통을 당하고 200명 가까이 사망했으며, 최근에는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브라질뿐 아니라 파라과이, 칠레, 페루 등에서도 뎅기열 발병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뎅기열은 모기가 매개체가 돼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감염되면 머리, 눈, 근육, 관절 등에 통증을 일으키고 식욕부진과 전신홍반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사망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