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자 20일 방한…조선 빅4 사업장 방문
신규 선박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에 브라질발 해양플랜트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수주 규모만도 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브라질에서 발주하는 150억달러 규모 원유시추용 드릴십과 반잠수식 시추선을 수주할 유력 후보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JP모건체이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브라질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오는 5월과 12월 사이에 28개의 해양플랜트를 발주할 예정이며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의 조선업체인 케펠, 셈브코프와 경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페트로브라스가 브라질 내 설비를 건조할 것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두 조선소 마진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중남미 최대 규모로 세워지는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의 지분 10%를 2200만달러에 인수하는 등 사전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드릴십 8척을 수주하는 등 시장 선점 효과를 보고 있다. 페트로브라스가 진행하고 있는 해양개발 프로젝트는 40여 척에 총 300억달러 규모. 페트로브라스가 지난해부터 이미 발주한 12척은 모두 국내 조선 빅3가 차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이번 발주를 고대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 조선소에 총 8척의 FPSO 발주를 추진했으나 가격 차이로 인해 해외 입찰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브라질 조선소의 기술력이 아직 FPSO를 건조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해 이미 FPSO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조선소가 수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총 8척의 FPSO 가격은 선체와 설비를 합쳐 100억달러 수준이다.
한편 페트로브라스는 대규모 관계자를 파견해 오는 2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설명회에서 페트로브라스는 해양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발주 계획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브라스로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은 드릴십을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이 설명회에서 드릴십 건조 과정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한 21~22일에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차례로 둘러볼 예정이어서 국내 빅4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술력으로는 국내 조선소들이 월등하기 때문에 이들의 방문 이후 발주 진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매일경제 박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