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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ㆍ아르헨 '장벽쌓기' 논란 (4.11)
관리자 | 2009-04-13 |    조회수 : 1257
  빈민확산, 범죄차단 목적..차별논란 확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최근 빈민가와 범죄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장벽 설치 작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 주정부 주관으로 중남미 지역 최대 규모로 형성돼 있는 리우 시내 빈민가의 도심 확산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장벽을 쌓고 있다.

  리우 주정부는 리우 시 남부지역에 있는 2개 빈민가에 3m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4천만헤알(약 1천745만달러)을 투입해 11개 빈민가에 11㎞의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빈민가 콘크리트 장벽 설치 작업은 인권ㆍ사회단체로부터 "빈곤층에 대한 차별 정책이자 계층간 위화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빈민가 대표들도 "주민들과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이루어지는 콘크리트 장벽 설치는 선입견과 차별의 상징"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리우 주정부는 "빈민가를 정비하고 숲을 보호하려는 조치일 뿐 차별정책이 아니며, 주택 건설 등을 추진해 빈곤층의 생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빈민가 550가구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킬 것이라는 점도 근거로 들고 있다.

  리우 빈민가는 대부분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고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 여름철 우기 때마다 붕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이 주거공간을 마련하려고 나무를 잘라내면서 숲이 파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빈민가를 무대로 활동하는 마약조직 간의 세력다툼이나 단속에 나선 경찰과 마약조직 간에 수시로 벌어지는 충돌로 엄청난 인명ㆍ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점도 골치 아픈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2014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권을 따낸 데 이어 2016년 하계올림픽의 리우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 정부로서는 범죄자 소굴로 통하는 빈민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리우 시에는 1940년대부터 빈민가가 조성되기 시작해 현재는 750개 정도에 이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300여곳에서 마약밀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이웃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도시인 산 이시드로와 산 페르난도 사이에 250m 길이의 장벽을 쌓는 문제를 놓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산 이시드로의 구스타보 포세 시장은 최근 인접 도시들로부터 범죄자들이 옮겨오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장벽 설치를 결정했다.

  포세 시장은 "우리 시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80%가 주변 도시에서 건너온 범죄자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면서 "장벽 설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산 페르난도의 제라르도 아미에이로 시장은 "두 도시 간에 장벽을 쌓는 것은 차별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산 페르난도 시의 일부 청년들이 몰려가 이미 설치된 장벽을 부수려는 시도를 하는 등 두 도시 시민들 간에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험악한 상황이 초래되자 아르헨티나 연방정부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정부도 산 이시드로 시의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장벽 설치 소식에 놀랐다"면서 "장벽을 설치하는 것은 퇴보적인 조치이자 분리ㆍ차별적 조치"라고 말했다.

  세르지오 마사 대통령실장은 "차별감을 조장할 수 있는 장벽이 설치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연방정부는 포세 시장에게 서한을 보내 장벽 설치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다니엘 시올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도 "장벽 설치는 잘못된 조치이며, 차별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세 시장이 장벽 설치 작업을 중단하지 않자 산 페르난도 시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전날 공사 일시중단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공사 일시중단 명령과 함께 두 도시 경계지역의 치안 강화를 권고했으며, 경찰 병력이 추가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의 결정에도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 나시온은 오는 13일 두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며, 포세 시장은 "치안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장벽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장벽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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