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중앙은행, 중국-중남미무역 달러화 사용배제 추진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달러 위상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
남미 아르헨티나는 13일 중남미와의 교역에서 달러를 쓰지 않는 방안에 대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다음달 중국을 방문해 양국 교역에서 상호 자국통화를 사용하자고 공식 제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앞마당인 남미에서도 탈(脫)달러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관계자는 13일 "아르헨티나 정부가 중남미 지역 국가들과의 무역거래에서 미국 달러화가 아닌 상호 자국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의 아르날도 보코 국장은 이날 "현재 브라질-아르헨티나 간에 실시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의 무역거래에서도 상호 자국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양대 회원국이다.
양국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무역거래 대금 결제에서 달러화 사용을 중단했다. 대신 브라질 헤알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로 거래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상호 자국통화 사용 방안을 다음달 말에서 6월 초 열리는 중남미통합협회(Aladi) 회의에서 공식 제의할 예정이다.
이 협회는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12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쿠바 에콰도르 페루 베네수엘라 멕시코)이 가입돼 있다.
상호 자국통화를 사용할 경우 무역거래 대금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달러화 환전에 따른 손실을 없애고 교역 규모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무역 상대 국가 경제가 갑자기 위축될 경우 통화가치 급락에 따라 손해가 예상된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국간 무역거래에서 중국 위안화와 브라질 헤알화를 사용할 것을 제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G20 회의 직전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새 기축통화` 필요성을 제기하며 기축통화 논쟁에 불을 붙였다.
요사노 가오루 일본 재무상은 14일 "일본은 달러 외의 기축통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기축통화가 되려면 민간부문이 결제나 저축 의도로 광범위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향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