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직에 친구 앉힌건 잘못이었다”
[조선일보 2006-11-25 00:04:14]
재집권한 브라질 룰라의 자기반성 “더 큰 잘못은 친구 해임을 두려워한것… 새 내각엔 전문가 중용”
[조선일보]
“정부(요직)에 친구를 앉힌 것은 잘못이었다.”
중남미 실용 좌파 리더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사진> 대통령이 23일 이런 말을 했다. 집권 2기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전국의 주·부지사 18명을 점심식사에 초대한 자리에서였다. 그는 “그동안 정치 위기를 겪으며 배운 교훈이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새 내각을 구성할 때는 친구를 찾는 대신 더 자격있고 재능있는 전문가들을 기용하겠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집권 1기 동안 집권 노동자당(PT) 내 측근 인사들을 대거 각료에 기용했다가 부패 스캔들에 얽혀 자신까지 정치적 위기에 내몰렸었다. 그는 매번 “나는 몰랐다”고 버텼다. 이날 발언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주지사들에게 조언해주는 형식이었다. 자신의 과오에 대한 첫 공개 사과이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도 그의 말을 대문짝만하게 제목으로 뽑았다.
그는 이날 “더 큰 잘못은 친구를 해임하는 것을 어려워한 점”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제부터 친구관계는 없으며 국가 지도자로서의 관계만 있을 뿐”이라면서 “친구 대신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전병근특파원 bkje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