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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남미 유일 '투자등급'의 저력은 (4.21)
관리자 | 2009-04-21 |    조회수 : 1341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콘스타네라 센터는 칠레의 경제적인 성공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300미터 높이의 마천루는 현재 4분의 1만 공정이 진행된 채 크레인들은 그대로 멈춰 서있다.

  이같은 장면은 경제 위기가 남미에서 가장 양호한 경제를 자랑하는 칠레까지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칠레 경제의 우울한 지표와 전망들을 고려하면 상황은 앞으로 한층 더 악화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칠레는 그동안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한발짝 물러나 완충효과를 누려왔다. 칠레는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로부터 유일하게 투자등급을 부여받은 남미 국가다. 무디스는 지난 달부터 칠레의 국가 신용 등급과 4개 주요은행의 외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승격했다.

  구리의 세계적인 산출국으로 유명한 칠레는 최근 몇년 간의 구리 가격 상승에 따라 국부를 꾸준히 늘려왔다. 칠레는 이미 220억달러의 유동자금을 마련하고 있고 23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 지표는 암울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칠레의 2월 경제성장률은 3.9 % 감소했고 2월 산업생산은 지난 1990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인 11.5%나 감소했다. 구리생산은 거의 10 퍼센트 하락했고 칠레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액은 전년대비 66% 감소했다.

  실업률은 급격히 상승하면서 8.5%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티아고에서 실업률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향후 전문가들은 두자리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칠레의 안드레 벨라스코 재무장관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을 유동자산으로 보유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중앙은행장인 호세 데 그레고리오는 "칠레 경제가 올해 중반 회복돼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 믿는다"며 "하지만 더 이상의 글로벌 경기침체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올해 12월 있을 대선에서는 보수계열의 실업가인 세바스티안 피네라가 여론 조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90년 가을 피노체트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처음 보수세력이 권력을 잡게 될 전망이며, 이는 경제정책을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경제신문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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