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내년 브라질 대선구도 조명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3일 내년 10월 실시되는 브라질 대선에서 여성 대통령이 등장할 경우 브라질 민주주의의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브라질 정부의 수석장관인 딜마 호우세피 정무장관이 내년 대선에서 집권 노동자당(PT)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호우세피 장관이 대선에 출마해 승리할 경우 브라질 민주주의에 매우 상징적인 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호우세피 장관이 과거 급진좌파 투사였으나 8년 간의 각료 경험을 거쳐 현재는 집권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이자 '철의 여성'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브라질의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내년 말까지 호우세피 장관에 대한 뉴스가 갈수록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호우세피 장관은 브라질 정치권의 거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호우세피 장관이 지적이고 활동적이며 행정력을 겸비했으나 지금까지 한번도 선거에 나선 적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우세피 장관이 선거 무경험과 낮은 인지도를 딛고 당선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지원과 조언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수개월 전부터 룰라 대통령의 공식행사에 동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룰라 대통령의 8년 집권 기간을 거치면서 집권당이 전국적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점도 호우세피 장관의 대선가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밖에도 호우세피 장관이 최근 성형수술을 받고 체중을 10㎏ 감량했는가 하면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고 대중연설에서 짧고 간결한 발언과 미소를 선보이는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면서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있는 점도 소개했다.
신문은 그러나 브라질 역사상 최고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룰라 대통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호우세피 장관의 대선 승리가 확실한 것은 아니라면서 "현 상파울루 주지사이자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룰라 대통령의 적수였던 조제 세하라는 비중있는 경쟁자와 맞서야 한다"고 말해 내년 브라질 대선이 호우세피-세하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에서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호우세피 장관은 16.3%의 지지율을 기록해 제1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세하 주지사의 45.7%에 비해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우세피 장관은 그러나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4~5위권을 기록하다 처음으로 세하 주지사를 제외한 다른 모든 후보에 대해 우위를 보였으며, 룰라 대통령은 호우세피 장관의 지지율이 올해 안에 20%선에 도달할 경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