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임명권 참여 요구..연립정권 균열 조짐
파라과이 정.부통령이 각료 임명을 둘러싸고 내홍을 빚으면서 연립정권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데리코 프랑코 파라과이 부통령은 최근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이 자신과 사전협의 없이 개각을 단행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향후 각료 임명 과정에서 참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고 대통령과 프랑코 부통령은 지난 28일 밤 회동을 가졌으나 사임 의사를 밝힌 알레한드로 하메드 외무장관 후임자 결정 문제를 놓고 의견충돌을 빚으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프랑코 부통령은 회동 후 "루고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일부 세력만을 의식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파라과이에는 현재 모든 국민을 위한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 루고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시했다.
중도우파 정당인 자유당(PLRA) 소속 프랑코 부통령은 좌파 정당과 사회단체 연합체인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을 이끌고 있던 루고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0일 대선 승리를 위해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인물이다.
당시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 PLRA는 60여년간 장기집권 체제를 유지해온 콜로라도당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의회 기반이 취약한 루고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을 위한 방패막이가 돼왔다.
루고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1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부분 개각을 단행하면서 프랑코 부통령에게 자문조차 구하지 않는 등 국정운영에서 프랑코 부통령을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파라과이 정치권에서는 최악의 경우 루고 대통령과 프랑코 부통령의 협력 관계가 파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코 부통령과 PLRA가 연정에서 떨어져 나가면 루고 대통령으로서는 지난해 8월 15일 집권 1년 만에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톨릭 사제 출신이자 '빈자(貧者)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고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해 아들을 낳았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이어지면서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지지율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