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외무부 발표..에콰도르.베네수엘라 방문도 취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남미 3개국 방문 계획이 무산됐다.
브라질 외무부는 4일 저녁 공식성명을 통해 "6일로 예정돼 있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브라질리아 방문 계획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에 이어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를 방문하려던 계획도 자동적으로 취소됐다.
앞서 이란 관영통신 IRNA는 이날 오전 7시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남미 방문 계획이 취소됐다고 보도했으나 브라질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은 2시간쯤 지나 "방문 계획 취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어 오후 1시께 "방문은 예정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오후 4시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직접 "브라질 방문을 연기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일 브라질리아에서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다음달 12일 실시되는 이란 대선 이후로 방문 일정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재선 여부가 불투명해 브라질 방문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방문 취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과 이란 양국 재계 인사들의 회동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호베르토 자과리비 브라질 외무차관은 "상파울루 시에서 갖기로 한 양국 기업인 간담회는 당초 예정에 맞춰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과리비 차관은 이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방문 일정은 양국간 외교경로를 통해 다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추후 브라질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계획에 대해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중남미 소위원회의 엘리엇 엔젤 위원장(민주)은 "브라질 정부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남미 지역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엔젤 위원장은 특히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을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국가로 표현하고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의 브라질 방문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상파울루와 리우 데 자네이루 시에서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전날 유대인 단체와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 회원 1천여명이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