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키 활주로'로 알려진 볼리비아의 차칼타야 빙하가 녹아서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 매클래치 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지난 1991년부터 이 빙하의 변화 과정을 관찰해 온 국제 연구단의 에드손 라미레스 박사는 해발 5천216m의 차칼타야 빙하가 올해 들어 녹아 없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빙하가 완전히 사라진 시점을 정확히 특정하긴 어렵지만 3월 중 이를 확인해 기록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56㎞ 떨어진 차칼타야는 1만8천년 동안 형성된 빙하로 수십년동안 이 지역의 관광 명소였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녹기 시작했다.

  학자들은 이 빙하가 2015년까지는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지난 10년간 얼음이 녹는 속도가 예상보다 3배나 빨라졌는데 라미레스 박사는 이것이 축적된 온실가스와 지구 평균 기온상승 현상이 고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지역의 다른 빙하들도 예상보다 빨리 녹고 있다면서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시를 굽어보는 해발 6천360m의 이이마니산에서 내려오는 다른 빙하들도 30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차칼타야 빙하의 운명이 볼리비아 뿐 아니라 인근 페루와 에콰도르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라미레스 박사는 안데스산맥의 건조한 서쪽 지역에 사는 수백만명의 주민들이 차칼타야와 이이마니, 우아이나 포토시포르 등 빙하가 녹는 물에 의존해 왔다면서 이들 빙하가 녹는 것 뿐 아니라 안데스 산맥에 전보다 비가 적게 내리는 것으로 나타나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 분지로부터 비를 머금고 서쪽으로 이동하는 몬순 기류의 크기와 강도가 점점 줄어드는 큰 기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라파스와 인근 엘 알토시 주민 250만명에게 물을 공급해온 저수지들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사상 처음으로 흘러드는 양보다 많아지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이들 지역의 중요 정치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