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남편 前대통령 출마..의회 다수당 확보 비상
아르헨티나에서 다음달 28일 총선이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정권의 사활을 건 '올인 전략'에 나섰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연방하원의원 257명 가운데 절반인 127명, 연방상원의원 72명 중 3분의 1인 24명을 선출하게 된다. 주의원과 시의원 선출도 동시에 이루어진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특히 전체 유권자의 37.1%인 1천만명이 몰려있으며 35명의 연방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최대 선거구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을 비롯해 전직 부통령과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지사를 역임한 다니엘 시올리 등 집권당 거물급 인사들을 후보로 내세웠다.
당초 10월 말 실시될 예정이었던 총선을 경제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내세워 4개월 앞당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을 둘러싼 정부와 농업 부문 간의 갈등으로 인해 농촌지역에서 패배하더라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에서 승리할 경우 최소한 '절반의 승리'라도 거머쥐게 된다.
산타페, 코르도바, 멘도사 주 등 전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다른 주요 지역에서 패배하더라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정부-농업부문 갈등과 인플레율 상승, 실업률 증가, 빈곤층 확산 등을 내세운 야권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집권당으로서는 의회 다수당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야권은 집권당을 이탈한 의원들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이 이끄는 중도우파연합과 급진당(UCR)ㆍ사회당ㆍ시민연합 등이 가세한 중도좌파연합으로 나뉘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상당히 엇갈리게 나타나고 있다.
이바로메트로(Ibarometro)의 조사 결과 지지율이 집권당 후보 40%, 중도우파연합 후보 28.8%, 중도좌파연합 후보 16.9%로 나타났다. 또다른 여론조사기관인 IM&F의 조사에서는 중도우파연합 후보 26.8%, 집권당 후보 21.5%, 중도좌파연합 후보 19.5%로 나왔다.
이에 따라 집권당으로서는 의회 다수당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문은 이번 총선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어지는 부부 대통령 체제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띨 것으로 평가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집권 기간 2003년 8.8%, 2004년 9%, 2005년 9.2%, 2006년 8.6%, 2007년 8.6%의 높은 성장세를 계속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7%에 머문 데 이어 올해는 4.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 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또 빈곤층이 전체 국민의 32%(정부 발표 20%)에 해당하는 1천120만명에 달하고, 실업률도 정부 발표치인 8%가 아니라 최소한 10%를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권 초기 60%에 가까웠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3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위기에 빠진 자신의 아내를 위해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집권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으나 올해 총선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