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브라질이 양국 간 무역 거래시 달러화 대신 자국 통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18일 브라질 중앙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양국 간 협의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로 최근 미국이 일부 국가들과 합의한 것처럼 통화 스와프의 형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 스와프 기금은 반드시 무역과 관련된 것은 아니며 어떤 목적으로도 인출될 수 있다"며 "우리가 지금 논의 중인 내용은 브라질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을 헤알화로 결제하고, 중국이 브라질산 제품을 위안화로 결제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리케 메이렐레스 브라질 중앙은행장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곧 이 문제를 놓고 협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런던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달러화 대신 중국의 위안화와 브라질의 헤알화를 무역 기준통화로 사용하는 방안을 처음 논의했었다.
저우 인민은행장은 최근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과 같은 형태의 새로운 국제 통화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9월 양국의 수출입업자들이 무역 거래시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하는 등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중국과 남미 등의 신흥시장국들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룰라 대통령을 수행하는 한 보좌관도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와 맺었던 것처럼 중국과도 유사한 내용의 협정을 체결할 만한 정치적 의지가 명백히 현존한다고 확인했다.
이 보좌관은 "10년 전이라면 생각하지 못했을 일이 지금은 실현 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며 "헤알화나 위안화 같은 강력한 통화들은 무역거래의 기준 통화로 사용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