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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前정권 대량학살 연루자 재판 개시 (5.20)
관리자 | 2009-05-20 |    조회수 : 1326
  전직 대통령 포함 17명..8명만 법정 출두

  볼리비아에서 대량학살 혐의를 받고 있는 과거 정권 인사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고 EFE 통신 등 외신들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볼리비아 사법부는 전날부터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1993∼1997년, 2002∼2003년 집권)과 16명의 전직 각료 및 군장교들에 대한 재판에 착수했다.

  이들은 지난 2003년 10월 초 수도 라파스 인근 엘알토 시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면서 군병력을 동원해 60여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은 10월 사건'으로 불리는 당시 시위는 볼리비아 정부가 칠레를 경유하는 대미(對美) 천연가스 수출 계약을 체결하려는데 반대해 일어났다.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17일 사임한 뒤 미국으로 달아나 전직 국방장관 및 에너지 장관 등과 함께 지금까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이 사임한 이후 2년간 극도의 정국혼란을 거듭하다 2005년 12월 실시된 선거에서 좌파 인사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당선됐다.

  볼리비아 검찰은 2006년 초 모랄레스 대통령 취임 이후 이들 17명을 대량학살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번 재판에는 전체 17명 가운데 신병이 확보된 8명만 법정에 출두했다. 나머지 9명은 미국, 페루, 스페인 등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볼리비아 사법부는 전날 재판 개시와 동시에 해외로 도피한 인사 6명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는 한편 이들이 머물고 있는 해당국 정부에 추방도 요청했다. 이는 궐석재판을 통한 실형 선고를 인정하지 않는 볼리비아 현행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체포령이 떨어진 인사 가운데 호르헤 토레스 오블레아스, 마르타 케베도, 하비에르 토레스 고이티아 등 3명은 최근 페루 정부에 의해 정치적 망명이 허용됐다. 기도 아네스 모스코소는 미국, 우고 카르바할은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으며, 예르코 쿠코크는 은신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볼리비아 검찰은 이들의 대량학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2천500여명의 증인과 4천여건의 관련 문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이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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