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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치권 개헌논의 재개 움직임 (5.20)
관리자 | 2009-05-21 |    조회수 : 1160
  룰라 3선 필요성 제기..이달 말 개헌안 제출 예정

  브라질 정치권에서 대통령 3선 금지 규정을 푸는 개헌 논의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비중을 한껏 높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현 대통령의 3선 시도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와 관련, 원내 1당으로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 소속 작손 바헤토 연방하원의원이 이달 말까지 개헌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개헌안은 오는 9월께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통과되면 내년 10월 말 대선부터 적용하자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현행 헌법은 대통령과 주지사, 시장의 3선 연임을 금지하고 있으며, 선거를 한 차례 건너뛰어 출마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바헤토 의원은 "이미 171명의 의원으로부터 서명을 받았으며, 서명 의원 중에는 16명의 야당 의원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에서는 앞서 지난해에도 집권 노동자당(PT) 소속 데바니르 히베이로 연방하원의원이 대통령 3선 연임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제출하려다 룰라 대통령 측의 만류로 포기한 바 있다.

  바헤토 의원의 주장에 대해 집권당 지도부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꺼리고 있다. 룰라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개헌 불가를 강조해온데다 수석장관인 딜마 호우세피 정무장관(여)을 내년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우세피 장관이 임파선 암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연립정권 일각에서 개헌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민주운동당 소속 엔리케 알베스 하원 원내대표는 "개헌안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의원들은 각자의 의견을 표시할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 당은 룰라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이 개헌에 동의하고 3선에 나설 경우 동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집권당의 히카르도 베르조이니 대표는 당이 대통령 3선 개헌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개헌안 제출은 그들의 권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집권당의 또다른 의원은 "내년 대선에서 우리의 전략은 '딜마 호우세피 대통령'"이라고 말해 호우세피 장관의 대선 출마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인하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ㆍ조세 개혁과 경제위기 극복"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쪽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개헌 논의에 반대하며, 현행 헌법은 유지돼야 한다"면서 "개헌안이 의회에 제출돼도 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의 세르지오 게하 대표는 "개헌안 제출은 일종의 쿠데타 시도"라면서 개헌이 이루어질 경우 룰라 대통령이나 브라질 민주주의에 모두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룰라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호우세피 장관을 범여권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현재 연립정권에 참여하고 있는 10개 정당을 상대로 물밑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ㆍ하원 다수당이자 연립정권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브라질 민주운동당의 입장과 호우세피 장관의 건강 상태가 개헌논의 확산 여부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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