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여론조사 결과 주요 지역 야권 강세
아르헨티나에서 다음 달 28일 총선이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집권당의 의회 다수당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와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총선을 40일 앞두고 전날 발표된 6개 현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 집권연합인 '승리를 위한 전선'(FPV) 후보들이 지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전체의 40% 가까운 유권자가 몰려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의 경우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이자 페론정의당 대표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연방하원의원 후보로 나섰으나 지지율은 26.6~34.1% 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연합 후보들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1989~1999년 집권)을 추종하는 페론주의 분파 세력이다.
기업인 출신으로 신자유주의에 가까운 페론주의자인 프란시스코 데 나바레스를 내세운 중도우파 연합 PRO는 23.2~30.1%의 지지율을 보였다. PRO는 에두아르도 두알데 전 대통령(2001~2002년)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말 타계한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의 아들 리카르도 알폰신이 주도하는 급진자유당(UCR)과 시민연합(CC), 사회주의당(PS) 등이 가세한 중도좌파 세력이 13.8~19.8%의 지지율을 얻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2007년 10월 대선 당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에서 기록한 득표율이 46%로, 전체 득표율 45.2%를 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상당한 민심 이반으로 해석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 뿐 아니라 코르도바 주와 산타페 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야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면서 농업 부문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여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 인플레율 및 실업률 상승, 빈곤층 증가 등이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권 초기 60%에 가까웠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30%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최근 24만명의 공무원 임금을 15.5% 올리고 대학교수의 임금도 15%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의 빈곤층에 대한 생활보조금과 가전제품, 식료품 지급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선심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응답자의 60% 이상이 집권당의 다수당 확보 실패를 예상했다.
이번 총선은 오는 2011년 대선의 향배를 가름할 전초전이자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1895~1974년 집권) 이래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해온 페론주의에 대한 재평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총선에서는 연방하원의원 257명 가운데 절반인 127명, 연방상원의원 72명 중 3분의 1인 24명을 선출하게 된다. 주의원과 시의원 선출도 동시에 이루어진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