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남미 석유산업의 미래 < FT >
2009.05.27 02:25
베네수엘라.멕시코 석유산업 위기 평가
영국의 유력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 브라질을 중남미 지역 석유산업의 미래로 평가했다.
FT는 중남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양대 석유 생산국으로 꼽혔던 베네수엘라와 멕시코가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반면 브라질은 대서양 연안 심해유전 등을 통해 이 지역의 새로운 석유 생산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가 최근 2년간 막대한 매장량을 가진 심해유전을 잇따라 발견하고, 해외 유전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브라질이 중남미 지역 석유산업의 미래를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페트로브라스가 활발한 국내외 유전 개발 사업을 통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다국적 에너지 기업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페트로브라스가 아직도 많은 기술적ㆍ재정적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심해유전 개발을 위한 브라질 정부의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 심해유전 개발 방식을 둘러싸고 새로운 국영기업 설립을 포함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재원 조달 문제가 최대 관건으로 부각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석유산업이 정부의 정책적 실수로 인해 갈수록 쇠퇴해가고 있는 점을 브라질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10년간 지나친 국유화 정책으로 인해 국영석유회사인 PDVSA의 연간 석유 생산량이 1999년 340만 배럴에서 지금은 2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지난 50여년간 베네수엘라와 중남미 지역 최대 석유 생산국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멕시코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를 '돈 빼먹는 곳간'으로 이용하는가 하면 다국적 기업의 참여를 어렵게 하면서 투자 부족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멕시코 정부가 최근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줄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석유산업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당분간 극복되기 힘든 것은 물론 향후 10년 안에 석유 순수입국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