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통합화폐 창설 주장 공론화 가능" <브라질 언론>
[연합뉴스 2006-12-11 05:36:50]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중남미 통합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역내 공용화폐를 창설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브라질리아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당선자는 "에콰도르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남미 지역의 화폐를 단일화하는 것이 유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남미 통합화폐' 창설을 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아 당선자는 이어 브라질 언론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이 신문과 특별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중남미 화폐의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현재 에콰도르가 채택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 공식화폐 정책을 폐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콰도르는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을 당시인 지난 2000년 9월 1884년 이래 116년간 사용해온 고유 화폐 수크레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화를 공식화폐로 채택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달러화 공식화폐 채택은 초인플레 예방 등 경제위기 해소와 경제 안정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주도 아래 이루어진 경제개혁 프로그램의 하나로 취해진 조치였다.
신문은 코레아 당선자의 이 같은 제의가 최근 중남미 지역의 에너지 공동개발과 인프라 확충 사업에 필요한 재원 조달 등을 위해 '중남미 은행'을 설립하자는 주장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룰라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남미 국가공동체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7일 브라질리아에서 가진 회담에서 '중남미 은행' 설립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룰라 대통령은 "에너지 공동개발과 인프라 확충 사업이 중남미 통합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각국의 국책은행이 참여하는 '중남미 은행' 설립을 통해 재원조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시사했다.
신문은 중남미 대륙의 양대 경제블록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안데스 공동체의 단일화를 통한 유럽연합(EU)식의 경제공동체 구축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화폐를 통합하는 문제가 앞으로 주요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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