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공동시장 反차베스 목소리 가열
2009.05.28 03:39
아르헨 재계, 베네수엘라 야권인사 가입 반대 촉구
베네수엘라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가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최대 경제단체인 산업연맹(UIA)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 정부와 의회는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IA는 최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주요 기업에 대한 국유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는 점을 들어 "베네수엘라의 가입이 이루어질 경우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기업과 자본이 국유화로 묶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2일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있는 아르헨티나 철강기업 테친트(Techint) 산하 3개 기업에 대해 국유화 조치를 취했으며,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재계와 금융계, 노동계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UIA는 "차베스 대통령의 국유화 조치는 메르코수르 회원국은 물론 남미 지역 통합 노력을 해치고 있다"면서 차베스 대통령이 전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의에서 브라질 기업들을 국유화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고, 룰라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국유화 정책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도 문제삼았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인 안토니오 레데스마 카라카스 시장은 최근 조제 사르네이 브라질 상원의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브라질 의회가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안에 반대해줄 것"을 촉구했다.
레데스마 시장은 "차베스 대통령은 반(反) 헌법적 쿠데타를 감행하고 있다"면서 "메르코수르 가입이 성사될 경우 차베스 대통령은 시장원칙을 무시하고 지역통합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르네이 의장 측은 즉각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르네이 의장이 이달 초 파라과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베네수엘라가 메르코수르에 가입하면 우고 차베스 대통령 때문에 정치기구화될 우려가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레데스마 시장의 서한은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에 또 다른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르네이 의장이 브라질 상ㆍ하원 다수당이자 연립정권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라는 점에서 그가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메르코수르 가입안 처리가 어려워진다.
베네수엘라는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와 함께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었다가 콜롬비아ㆍ페루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상을 진행하자 이에 반발해 탈퇴한 뒤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해 왔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4개 회원국 정상들은 2006년 7월 베네수엘라 가입에 합의했으나 브라질과 파라과이 의회가 심의ㆍ표결을 늦추는 바람에 가입이 지연되고 있다.
브라질 의회에서는 하원은 이미 가입안을 승인했으나 상원에서는 야권 의원들의 반대로 지난 해 말 이후 계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이미 의회 승인을 마친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