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재계, 차베스 국유화에 강력 반발 (5.30)
관리자 | 2009-06-01 | 조회수 : 981
정부 미온대응 비난..내달말 총선 변수
아르헨티나 재계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국유화 조치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다음 달 말 실시되는 총선의 변수로 떠올랐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재계는 차베스 대통령이 최근 3개 아르헨티나 기업을 국유화한 것과 관련,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차베스 대통령과 밀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기업에 대한 국유화 조치를 수용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다음 달 28일 총선을 앞두고 정부에 등을 돌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 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이래 아르헨티나 국채 92억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차베스 대통령의 국유화 조치에 대해 아르헨티나 재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이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권적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혀 재계를 자극했다.
논란은 최근 브라질을 방문한 차베스 대통령이 "국유화 대상에서 브라질 기업은 제외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지난 27일 페르난데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국유화 조치에서 브라질 기업만 예외로 한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하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재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기업인협회(AEA)와 수출협회 등이 일제히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선데 이어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인 네스토르 시보나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기업이 아니라 차베스 대통령을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아르헨티나 정치 전문가인 그라시엘라 로메르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상황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가뜩이나 지지율 추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이미지에 상처를 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총선 후 차베스 대통령처럼 주요 기업에 대한 국유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본주의를 신뢰하고 있으며, 특정 분야에 대한 국가 개입 필요성 외에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국유화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경제의 차베스화'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은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최근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한 차베스 대통령을 만나 국유화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을 들어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틀림없이 국유화를 강행하려들 것"이라고 주장하며 재계의 반발에 가세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