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살해한 이유라도 알려달라"
오는 6월1일 엘살바도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마우리시오 푸네스 대통령 당선자가 파리에서 열린 자신 아들의 피살 사건과 관련한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아들을 살해한 이유라도 알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고 BBC가 2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푸네스 당선자는 법정에서 "나는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다만 진실을 알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07년 10월 당시 27세였던 그의 아들 알레한드로는 사진공부를 하면서 파리에 체류중에 루브르 박물관 인근의 한 다리에서 예리한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이 사건의 주범으로 기소된 모하메드 아모르는 재판에서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나는 그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당시의 정황을 기억하지도 못한다고 변명했다.
또 다른 혐의자도 재판을 받고 있으나 뾰족한 답변을 못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들이 살해되기 바로 전날 전화로 안부 통화를 했다는 푸네스 당선자는 "최소한 살인 사건의 사실관계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분명히 하고 싶다"며 "그렇게 한다고 죽었던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아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네스 당선자는 지난 1980년 내란이 한창일 때 형제중에 한 명이 사망한 아픈 가족사가 있어 국내 치안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프랑스에 유학을 보냈었다.
푸네스 당선자는 "파리에서 공부하면 안전할 줄로 생각했는 데 여기에서 피살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애통해 했다.
TV 방송 앵커 출신인 푸네스는 지난 3월15일 치러진 대선에서 1992년 내전 종식 이후 야당인 민중해방전선(FMLN)의 후보로서는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