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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게릴라 투쟁 45년, "존망의 기로" (6.2)
관리자 | 2009-06-02 |    조회수 : 1186
콜롬비아 정부의 타도와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목표로 내걸고 무장투쟁을 벌여온 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이 지난달 27일로 공산당 산하의 무력조직으로 출범한 지 45년이 지났다.

지구촌에 현존하는 반군세력들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랜 조직의 하나로 꼽히는 FARC는 지난 몇년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 정부의 끈질긴 공세에 밀려 위세가 크게 약화했다.

보고타 소재 싱크탱크 '안보와 민주주의'의 알프레도 랑헬 소장은 BBC와의 회견에서 "FARC가 지난 45년 역사중에 현재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그들은 병력과 장악한 지역을 늘려왔으나 이제 쇠퇴기에 접어들어 대원들도 감소하고 있다. 종말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 과격하고 혁신적인 반군으로 꼽혀온 타밀 타이거즈가 정부군에 의해 분쇄되고, 네팔에서 반정부 세력이 당분간 무력투쟁의 깃발을 접은 가운데 FARC는 유독 정부 타도와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고집하고 있다.

FARC는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출범 45주년 성명에서 "평화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마지막 단계가 시작됐다"고 선언하고 "우리는 승리를 맹세했으며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2002년 1만6천명에 달했던 FARC 게릴라 규모는 현재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작년에는 3천여명이 정부군에 투항한 것으로 추계함으로써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작년에는 FARC를 설립하고 지도해 온 전설적인 지도자 마누엘 마루란다가 심장마비로 78세에 사망함에 따라 FARC는 결정적으로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최고권력기관이라 할 수 있는 서기국의 간부 2명도 사망했다. 한 사람은 에콰도르 국경지방에서 콜롬비아 공군기의 공격을 받아 숨졌고 다른 한 명은 경호원에 살해되는 운명을 맞았다.
그러나 당장에 조직이 와해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이념 문제를 담당해 온 알폰소 카노가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안경을 착용하고 수염을 기른 카노는 인류학을 전공한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다.

관측통들은 새 지도자 카노가 내놓은 '부활 계획'에 따라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아일랜드공화군(IRA)과 바스크 분리주의 운동단체 '바스크의 조국과 해방'(ETA)의 훈련 지원을 받아 투쟁목표 지역을 농촌에서 도시로 옮겨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FARC가 이제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존재해 온 배후에 거대한 마약 밀매 사업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들은 그동안 연간 600t의 마약을 밀매하면서 활동자금으로 이용했다.

마약밀매로 그들의 금고는 항상 넘쳤으며 마약을 재배하는 농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 병력도 보충할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콜롬비아 국내 지형이 게릴라전을 전개하는 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정글에 있는 베네수엘라 및 에콰도르와의 국경선이 게릴라들의 은신을 용이하게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FARC가 우리베 대통령 정부의 끈질긴 공세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아니면 지금의 열세를 극복하고 그들이 공언해온 대로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위해 부활할지 주목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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