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중미 시장단일화 등 협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 미국 및 유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EFE 통신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과테말라를 방문한 룰라 대통령은 "중남미 지역이 미국ㆍ유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빈곤 극복과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블록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알바로 콜롬 과테말라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는 더 이상 미국과 유럽이 있는 북쪽만을 쳐다봐서는 안된다"면서 "중남미 국가 간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에서 아르헨티나, 과테말라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를 존중ㆍ강화하고 민주적 제도를 발전시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과 콜롬 대통령은 중남미ㆍ카리브 지역 통합을 지지한다는 선언을 발표하는 한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중미통합체제(SICA) 간의 통상ㆍ투자 확대 및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가 회원국이고, SICA에는 벨리즈ㆍ코스타리카ㆍ엘살바도르ㆍ과테말라ㆍ온두라스ㆍ니카라과ㆍ파나마 등이 정회원국, 도미니카공화국은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전날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에 이어 코스타리카를 방문한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7월부터 SICA 순번의장을 맡는 오스카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만나 메르코수르-SICA 간 FTA 체결을 통한 남미-중미 시장통합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룰라 대통령의 이번 3개국 순방은 미국의 관심이 소홀해진 중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산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미 지역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왔으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정부를 거치면서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었고, 미국발 금융위기가 중미 지역에 대한 무관심을 더욱 부추겼다.
멕시코도 최근 수년간 선진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는 입장을 고수해온데다 경제위기와 치안불안 등 국내문제까지 겹치면서 중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