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개발 반대 다툼..주민 22명 경찰 8명 숨져
페루 정부의 아마존 밀림 지역 원유.가스 개발에 반대하며 시위를 해 온 원주민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3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정부 당국과 원주민 지도자들이 밝혔다.
당국자들은 5일 새벽 북부 우트쿠밤바 주(州)의 '악마의 커브'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 중인 5천여명의 원주민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원주민 22명과 경찰관 8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원주민 시위대 지도자들은 경찰이 헬기들을 동원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호세 산체스 파르판 경찰국장은 그러나 원주민들이 경찰에 총기 공격을 해왔으며 정부 기관 건물에 방화를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원주민 지도자 알베르토 피산고는 경찰과 충돌과정에서 원주민 22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정부가 평화스럽게 시위를 하는 원주민들을 공격하는 '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원주민 지도자 세르반도 푸에르타는 시위 중에 50명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14명은 그 정도가 심하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사바니야스 내무장관은 원주민들의 공격으로 경찰 8명이 사망했으며 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정글 원주민들은 지난 4월부터 산발적으로 도로와 수로, 송유관을 점거하고 밀림지역에 외국 기업체들이 진출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개발법의 철폐를 요구했다.
원주민들은 가르시아 대통령 정부가 외국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자신들과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외국의 기업체들과 맺은 계약으로 6개 주에서 3만명의 아마존 원주민들의 피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주민들은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기 위해 내놓은 밀림지역 개발법은 자연환경을 파괴할 뿐 아니라 원주민들의 권익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원주민 지도자 피산고가 "경찰서를 공격하는 것은 물론 경찰의 무기를 탈취하여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을 죽이는 등 범법자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피산고는 지난 5월 정부가 내세우는 치안확보 조치를 "외세 침범으로 간주하겠다"고 선언하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피산고는 자신의 언급 중에 '반란' 부분을 삭제하는 등 경고 수준을 낮추기도 했다.
원주민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가르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을 기해 4개 정글 주에 한정적으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들 가운데 일부를 제한하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리마 AP=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