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회의 갈등종식 확인
볼리비아와 파라과이가 70여년 전 벌어진 전쟁의 앙금을 털어내고 양국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EFE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은 이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500㎞ 떨어진 차코 지역 국경도시 마리스칼 에스티가리비아에서 회동, 종전 기념식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루고 대통령은 "파라과이와 볼리비아는 과거 역사를 완전히 극복했으며, 양국 간에 갈등은 없을 것"이라면서 "양국의 주권은 외부의 이익이나 외국 군대로부터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도 중남미 국가들이 제국주의적 이해에 따라 상대국 국민의 주권을 위협하고 자원을 약탈하는 행위가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앞서 지난 4월 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나 차코 전쟁(1932~1935년) 이후 계속돼온 양국간 영토분쟁을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간의 700㎞ 길이 국경선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차코 전쟁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카초 보레알 지역을 확보하려는 양국의 경쟁과 내륙국인 파라과이가 볼리비아를 경유하는 태평양 진출을 위한 출구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맞물리면서 벌어졌으며, 이 전쟁으로 양국에서 10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페루, 우루과이, 미국 등이 참여하는 국제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위원회의 중재에 따라 1938년 파라과이-볼리비아 평화우호협정이 체결되면서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식됐다.
그러나 전쟁 결과 볼리비아가 북부 12만㎢의 영토를 파라과이에 넘긴 것을 놓고 국경분쟁이 계속돼 왔다.
양국은 좌파 및 출신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2006년 초 집권한데 이어 중도좌파 정치인인 루고 대통령이 지난해 중순 집권하면서 관계 개선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