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니카라과에 5천만달러 원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원조가 끊긴 니카라과에 5천만달러를 원조하기로 약속했다.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도 마나과에서 한 연설을 통해 "미국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설립된 빈곤퇴치 기금인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을 통해 당초 니카라과에 6천200만달러를 제공키로 했다가 최근 취소했다는 소식을 차베스 대통령이 전해듣고는 이같이 약속했다"고 말했다.
CNN 인터넷판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오르케가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레이건 전 대통령과 똑같은 정책을 펴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의 지난 10일 빈곤퇴치 자금 지원 중단 결정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좌파 성향의 오르테가가 1979년 1차 집권한 이후 오르테가 정권 전복을 기도하려던 우익반군 콘트라에 자금을 지원했었다.
미국은 또 지난해 11월 치러진 니카라과 지방선거가 부정선거라며 선거 직후 니카라과에 대한 모든 원조의 집행유예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 10일 빈곤퇴치 기금 제공 약속을 뒤집었다.
1990년부터 미국이 후원하는 세 정권을 거친 후 2007년 재차 권력을 잡은 오르테가 대통령은 "미국이 콘트라를 지원한 이후 세상이 바뀌었다"면서 "오늘날 미국은 세계에서 하고자 하는 일을 무엇이건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물리적 힘은 있지만 도덕적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했다.
오르테가는 이어 미국이 제공하려 했던 6천200만달러는 자신의 정권유지가 아니라 12개의 고속도로 건설에 쓰일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 측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사는 원조 대상 정부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하지 않지만 청렴성은 감안한다며 "작년 11월 니카라과 지방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지지 않았기에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고 원조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