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대량학살 자행"..페루, 대사 소환
아마존 밀림지역 개발을 둘러싼 페루 정부와 원주민의 충돌 사태가 볼리비아-페루 간의 외교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EFE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페루에서는 최근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목적으로 아마존 밀림지대 개발법을 내놓은 데 대해 원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충돌이 벌어졌으며, 이로 인해 경찰과 원주민 3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원주민 코카 재배농 출신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페루에서 원주민들에 대한 대량학살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특히 가르시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과의 FTA 때문에 충돌이 초래됐다며 "이번 사태는 아마존 밀림을 사유화하고 다국적 기업에 개발권을 넘겨주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FTA 학살'"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페루 정부는 즉각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주재 페르난도 로하스 대사를 소환했다.
로하스 대사는 출국에 앞서 라파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모랄레스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근거가 없는 완전한 거짓이며, 페루 정부는 원주민을 대량학살한 사실이 없다"고 비난했다.
볼리비아와 페루는 콜롬비아 및 에콰도르와 함께 남미지역 경제블록인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지만 페루ㆍ콜롬비아가 미국과의 FTA 체결을 추진하면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또다른 회원국이었던 베네수엘라는 CAN을 탈퇴하고 현재 브라질ㆍ아르헨티나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로 이루어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페루는 미국과의 FTA와 CAN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며 2년 가까이 페루와 비난공세를 주고받고 있으며, 이번 대사 소환은 양국간 긴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