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모든 중남미 국가들과 우호관계를 구축하기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EFE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브라질 및 칠레와 맺고 있는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모든 중남미 국가들로 확대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브라질 및 미국-칠레 관계가 개별 국가의 이념적 성향을 떠나 새로운 미국-중남미 관계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세계경제위기 극복과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대응, 재생에너지 개발 등 문제가 주로 협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칠레가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의 순번의장국이라는 점에서 미국-남미 관계 강화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는 두 번째 중남미 정상이 된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회동한 바 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틀간 워싱턴에 머물면서 오바마 대통령 외에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고위 인사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이날 콜롬비아 일간 엘 티엠포와의 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를 '선과 악' '적과 동지'로 나누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중남미 관계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모링 장관은 남미 좌파를 이끌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룰라 대통령에게 대미(對美)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사실을 언급하면서 향후 미국과 남미 좌파정권과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