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야권, 총선 부정선거 가능성 경고 (6.24)
관리자 | 2009-06-24 | 조회수 : 1320
투.개표 조작행위 강력 대응 천명
아르헨티나에서 오는 28일 총선이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야권이 부정선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야권 지도부는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가 불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부정선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다.
야권은 특히 전체의 40% 가까운 유권자가 몰려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에서 야권 지지 투표용지 바꿔치기, 가짜 투표용지를 이용한 여권 지지표 늘리기 등 부정선거 행위가 벌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선이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약간의 투ㆍ개표 조작으로도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기업인 출신의 연방하원의원 프란시스코 데 나르바에스가 이끄는 우니온-PRO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이끄는 정의당 및 승리를 위한 전선(FPV)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유력 일간 라 나시온(La Nacion)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폴리아르키아(Poliarquia)가 실시한 조사에서 우니온-PRO는 32.5%, 정의당 및 FPV는 30%의 지지율을 얻었다.
나르바에스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우리의 표가 도난당하지 않도록 유권자들이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우니온-PRO의 비례대표 2번인 펠리페 솔라 전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지사는 "총선에서 여권이 패배할 경우 2003년부터 이어져 온 부부 대통령 체제가 흔들릴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부정선거를 감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니온-PRO를 비롯한 야권은 "부정선거 시비가 제기될 경우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냄비-프라이팬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2001~2002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을 당시 중산층 서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시위를 벌였으며, 이후 '냄비-프라이팬 시위'는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대표적인 시위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여권의 하원 의석이 현재의 115석에서 101석으로 줄어들고 야권 하원 의석은 110석에서 130석으로 늘어나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권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야권의 약진으로 여야가 각각 36석씩 나눠 가지면서 훌리오 코보스 상원의장(부통령 겸임)의 입김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코보스 의장은 지난해 3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추진한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안을 상원에서 부결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사로,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257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127명, 연방 상원의원 72명 중 3분의 1인 24명을 선출하게 된다. 아르헨티나 총선은 후보 개인이 아닌 정당 또는 정당연합에 투표하는 비례대표 선출제 형식으로 실시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