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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한인 3세 화가 “한국인의 피 느껴” (6.29)
관리자 | 2009-06-30 |    조회수 : 1171
쿠바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국에 도착해 이것저것 돌아보면서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알리시아 데 라 캄파 팍(43)은 한인 3세다. 스페인계 쿠바인 아버지와 한국 후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애니깽’ 농장 이주 1세대다. 1919년 한국을 떠나 멕시코로 이주했고, 1921년 다시 쿠바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알리시아는 한국을 알지 못한다. 어머니에게 전해들은 말이 있지만 가난하고 힘겨웠던 시절의 이야기뿐이다. 쿠바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한글을 쓰고 읽을 수 있지만 역시 외할머니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로만 한국을 알 뿐이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러웠다. 문화 충격을 느꼈고 동시에 어지러웠다.” 알리시아는 지난 20일 개인전 참여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처음 와 본 한국의 모습은 생각과 전혀 다른 곳이었다.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몰랐기에 내 뿌리의 정체성을 찾기 어려울 것 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계사, 경복궁, 창덕궁 비원 등을 돌아보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젖어들었다.

 “비원에서 묵상을 하는데 평안함이 찾아왔다. 조계사의 숙연한 분위기에 감화되기도 했다. 내 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쿠바 하바나에 있는 알레한드로 예술학교를 졸업한 뒤 미술 작업을 하면서 대학에서 미술 강의를 했다. 현재는 전업 작가로서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다. 브라질, 멕시코 등 남미뿐 아니라 일본, 프랑스, 미국 등에서도 전시를 하며 활발한 활동 중이다. 

멕시코의 국민 작가 프리다 칼로의 예술 세계에 영향을 받아 여성의 내면세계, 이미지, 생각 등을 주된 테마로 선정한다. 이런 여성의 환상에 라틴 아메리카 저변에 깔려있는 환상적 리얼리즘이 조합돼 판타지적이고 초현실적인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알리시아는 방문 후 조금이나마 알게 된 한국을 표현하고 싶은 희망이 생겼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느낀 기억들을 풀어내 한국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마음을 다진다. 

이번 한국 방문 때 외조부 등 가족사진도 함께 들고 왔다. 그렇게나마 가족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다 같이 모이게 됐다. “어렸을 때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어머니가 지켜보시면서 너무나 좋아하셨다”고 회상한다.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말로만 전해 들었던 현실의 땅에 내딛었다. 한국이라는 현실이 그녀의 그림에 어떻게 스며들게 될까. 앞서 알리시아 그림을 살펴보며 변화의 조짐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반디에서 내달12일까지 전시된다. 02-734-2312 

【서울=더데일리】 webmaster@ith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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