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9일 쿠데타가 발생한 온두라스에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례 국영 라디오 프로그램인 '대통령과 커피 한잔'을 통해 온두라스 쿠데타군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온두라스를 위한 유일한 길은 민주주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코스타리카로 축출된 호세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이 국민의 직접선거에 따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사실을 강조하면서 "브라질은 셀라야 대통령 정부 외에 다른 정부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라질은 중남미 지역에서 쿠데타 등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위를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전날에도 온두라스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셀라야 대통령이 아무런 조건없이 신속하게 복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주기구(OAS)를 중심으로 온두라스 사태를 원상회복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온두라스의 쿠데타를 명백하게 반대하며, 셀라야 대통령이 즉각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OAS와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주재 자국 대사들에게도 신속한 대응조치를 전달했다.
셀소 아모링 장관은 전날 오전 룰라 대통령과 협의를 마친 뒤 온두라스 사태 해결을 위해 브라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