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쿠데타 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온두라스 쿠데타 세력과 미주기구(OAS) 간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미주기구(OAS)는 앞서 1일 쿠데타로 집권한 온두라스 새 정부에 72시간 안에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회원국 자격을 정지시키겠다고 온두라스 정부에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 온두라스 정부는 그러나 셀라야가 귀국하면 즉각 체포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 맞서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온두라스 새 정부와 OAS 양측이 물밑협상을 통해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OAS 관계자들은 온두라스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온두라스 새 정부와 가까운 '정치 세력들'과 비공식 협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호세 미겔 인술사 OAS 사무총장은 추가 협의를 위해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셀라야를 복귀시키는 대신 쿠데타 세력에 셀라야를 축출한 책임을 묻지 않는 한편 셀라야의 재선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 등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셀라야는 재선이 가능하도록 헌법 개정 투표를 강행하려다 군부 쿠데타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됐다.
로베르토 미첼레티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던 온두라스 의원들 중 일부도 셀라야를 복귀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미첼레티 대통령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셀라야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은 일단 OAS와 온두라스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온두라스와의 합동 군사 작전을 전면 중단했으며 셀라야를 권좌에 복귀시키려는 OAS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온두라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온두라스의 쿠데타 세력이 OAS와 물밑협상에 나선 것은 날로 높아지는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온두라스 새 정부가 국제사회의 압력을 그리 오래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리는 "21세기에 이런 류의 쿠데타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온두라스와 같은 나라가 국제사회, 특히 역내 국가들과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거센 압력에 직면해 자신들의 입장을 유지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