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라디오방송국 32개와 TV방송국 2개에 대해 폐쇄조치를 내린 것은 '쿠바 스타일'의 탄압이라고 폐쇄조치를 당한 방송국의 한 소유주가 비난했다.
카라카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방송업체 벨포르트 그룹의 넬손 벨포르트 회장은 3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번 방송국 폐쇄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련의 조치중의 하나로 쿠바스타일"이라고 비난하고 "정부는 어떠한 비판도 수용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0개의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는 벨포르트 그룹은 이번에 수도 카라카스와 제2의 도시 마라카이보에 있는 방송국 등 5개의 방송국에 대해 폐쇄 명령을 받았다.
벨포르트 회장은 이에 앞서 반체제 TV 글로보비시온과의 회견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 치러야 하는 대가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언론이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를 우려하며 특히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통신청장은 지난달 31일 34개 라디오방송국 혹은 TV방송국에 대한 허가 취소를 발표하면서 일부 방송국은 허가갱신을 위한 행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또 일부는 허가받은 운영자들이 이미 작고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정치적으로 반대 의견을 가진 방송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는 누구도 핍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외에도 200여개의 라디오 방송국에 대해 등록 문제를 중심으로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추가로 방송국 폐쇄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회수한 방송국 허가권을 자신이 추구해 온 '21세기에 걸맞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 이념에 동조하는 운영자에게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지난 2007년 가장 시청률이 높은 반정부 민영방송 라디오 카라카스TV에 대해 방송허가권 갱신을 거부하자 유럽의회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언론옹호단체들은 일제히 이를 비난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