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디네자드, 아르헨-이란 갈등속 11월 방문 전망
브라질 정부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 대한 초청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현지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1994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으로 인터폴(국제경찰기구)에 의해 수배 중인 아흐마디 바히디가 이란의 새 국방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아르헨티나-이란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계없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방문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은 지난달 20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재선 이후 브라질을 공식 방문할 것"이라고 말해 지난 5월 초 무산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란 대사관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문 일정을 밝히지 않았으나 브라질 외교가에서는 11월 중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같은 달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브라질과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6월 실시된 이란 대선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방문 계획을 놓고 브라질 내 유대인 단체와 인권단체들이 상파울루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크게 반발했었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가 바히디의 국방장관 내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자 이란 정부는 전날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재 마리오 엔리케 킨테로스 이란 무역대표부 대표를 소환하는 등 양국간 갈등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바히디 내정자는 1994년 7월 18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소재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2007년부터 인터폴의 수배를 받아왔다. 당시 폭탄테러로 85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해 중남미 지역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이란의 주도 아래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폭탄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해 왔으며 미국과 이스라엘도 이란을 폭탄테러의 배후로 보고 있으나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이란은 폭탄테러 사건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10여년 째 외교관계가 사실상 중단돼 있는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