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최근 남미국가연합 특별정상회담 개최에도 불구하고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가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주례 국영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인 '대통령과 커피 한 잔'을 통해 "최근 열린 남미국가연합 특별정상회담은 군사협정과 관련된 남미지역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러나 "군사협정의 타당성에 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협정이 체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콜롬비아 내 7개 미군기지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미군기지의 작전 범위가 콜롬비아 영토 내로 한정될 것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은 지난달 28일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에서 특별정상회담을 열어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 체결 문제를 협의했으나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및 에콰도르 등의 입장이 맞서면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정상들은 다만 폐막에 맞춰 "외국 군대 주둔이 남미지역의 주권을 위협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를 위해 추가 협의를 통해 실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남미국가연합 순번 의장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차기 남미국가연합 정상회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참석해 군사협정에 관해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