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권 압력으로 온두라스 대사 회의장 쫓겨나
온두라스가 유엔 인권위원회(UNHCR)로부터 배척되는 수모를 당했다고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스위스 제네바 UNHCR 회의에서 델모 우르비소 온두라스 대사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쿠바 등 중남미 국가 대사들의 요구로 회의장에서 쫓겨났다.
우르비소 대사는 지난 6월 말 군부 쿠데타 이후 구성된 온두라스 임시정부를 이끌고 있는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인사다.
중남미 국가 대사들은 온두라스 쿠데타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우르비소 대사를 쫓아낼 것을 주장했으며, 우르비소 대사는 "합법적인 온두라스 정부의 대표"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회의장을 나갈 수 밖에 없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브라질 대표인 마리아 나자레트 파라니 아제베도 대사는 "브라질 정부의 공식 입장은 미첼레티 대통령을 지지하는 외교관이 UNHCR 회의에 참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비소 대사는 회의장에서 쫓겨난 뒤 브라질 정부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온두라스는 오는 11월 민주적인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뒤 UNHCR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외무부는 온두라스 대표단의 UNHCR 배척을 주도한 사실을 숨기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는 온두라스 임시정부를 국제사회로부터 최대한 고립시켜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를 성사시킨다는 입장이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최근 11월 29일 온두라스에서 대선이 실시되더라도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 미첼레티 대통령과 카를로스 로페스 외무장관 등 온두라스 임시정부 주요 인사 16명에 대해 미국 비자를 취소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