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권, 콜롬비아 미군기지 비난 가열 (9.17)
관리자 | 2009-09-17 | 조회수 : 1317
차베스 "콜롬비아 남미대륙서 고립될 것"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 체결에 대한 남미 국가들의 비난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6일 콜롬비아가 미국과의 군사협정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과 관련, "콜롬비아는 남미대륙에서 완전히 고립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모든 남미 국가들이 군사협정에 대한 설명을 촉구했으나 콜롬비아는 이를 거부했다"면서 그 배후에 미국 정부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이날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에 예속된 정부"라고 비난하면서 군사협정의 투명한 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은 전날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외무ㆍ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 체결 문제에 관해 협의를 벌였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의 내용 공개와 함께 콜롬비아에 설치되는 미군기지의 활동 범위가 콜롬비아 영토 내로 한정될 것이라는 점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는 미군기지 설치가 마약 밀거래 퇴치와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척결에 목적을 둔 것이라면서 국내 치안 확보를 위해 체결한 협정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도 미국과의 군사협정 체결은 국내 공공질서 회복을 위한 것이며, 인접국을 공격하거나 군비경쟁을 벌이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지난 14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인용, 콜롬비아 내 미군기지 설치가 차베스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의미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은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이 마약 밀거래와 좌익 게릴라 활동 억제를 위한 것이지만 남미지역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차베스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콜롬비아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