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군경, 브라질 대사관 포위 (9.23)
관리자 | 2009-09-23 | 조회수 : 1228
시위대와 충돌..사상자 발생설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지 3개월만에 귀국한 마누엘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수도 테구시갈파 주재 브라질 대사관이 온두라스 군경에 의해 포위됐다고 브라질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군경과 셀라야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이루어진 시위대가 충돌해 최소한 2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으나 구체적인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온두라스 임시정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군경 병력을 동원해 브라질 대사관을 포위한 채 시위대 해산작전을 벌였으며, 4천여명의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임시정부는 전날 오후 4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전국에 통행금지령을 선포한 데 이어 이날 하루는 통금 시간을 오후 6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시정부가 온두라스 내 4개 국제공항을 잠정적으로 폐쇄하는 바람에 이날로 예정됐던 호세 미겔 인술사 미주기구(OAS) 사무총장 등의 입국은 연기됐다.
임시정부 대변인은 브라질 대사관 주변이 군경의 통제 아래 있다고 발표했으나 시위대와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미국을 방문 중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셀라야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군경이 대사관에 진입할 명분을 제공하지 말라"며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주문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임시정부 측에도 "군경이 셀라야 전 대통령을 구인하기 위해 브라질 대사관에 진입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를 수용하고 평화적ㆍ민주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임시정부 측은 "폭력사태가 발생할 경우 셀라야 전 대통령을 대사관으로 받아들인 브라질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셀라야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지 TV 방송인 '카날 11'과의 인터뷰를 통해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이 이끄는 임시정부 측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8일 발생한 쿠데타로 국외로 쫓겨났던 셀라야 전 대통령은 전날 니카라과 국경을 통해 온두라스에 입국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