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3선`에 ML이 벌벌 떠는 이유는?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선에 성공하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남미 반미 세력의 `거두`가 자국 출신 빅리거들을 두고 어떤 `장난`을 칠지 모른다는 우려감에서다.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팅뉴스>에 따르면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은 차베스가 또 다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되자 크게 걱정하고 있다. 혹시나 자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을 금지할지 모른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스카우트는 "(미국에 대한) 현지 정치 상황은 매우 사나운 편"이라며 "날이 갈수록 이 같은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메이저리그 자원의 보고로 불릴 만큼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바비 아브레우(뉴욕 양키스) 미겔 카브레라(플로리다) 켈빔 에스코바르(LA 에인절스)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카를로스 삼브라노(시카고 컵스) 등을 위시해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만 61명에 이른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에 큰 반감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자국 선수의 미국행을 금지할 경우 수많은 스타들의 빅리그 복귀가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몇몇 구단은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 참가하겠다는 소속 선수들을 말릴 정도다. 심지어 오프시즌을 고향에서 보내겠다며 떠난 선수들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다가 혹시나 `함흥차사`라도 된다면 이만 저만 손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리그 일각의 이 같은 분위기를 `기우`라고 일축하는 인물도 존재한다. 내셔널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차베스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는 다르다"며 "차베스와 그 추종 세력에게 야구는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게다가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큰 돈을 조국에 송금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는 카스트로와 마찬가지로 열렬한 야구광이다. 하지만 미국과 `야구 교류 중단`을 선언한 뒤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카스트로와 달리 `우리 선수들이 미국의 심장에서 베네수엘라인의 위대함을 알려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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