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던 마누엘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의 전격적인 귀국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원 속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브라질 대통령실과 외무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이 차베스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정부의 협력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길을 도왔고, 수도 테구시갈파에 도착한 뒤에는 "브라질 대사관으로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이라는 조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당초 베네수엘라, 멕시코,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의 대사관도 고려됐으나 온두라스 임시정부 군경의 강제구인 시도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는 브라질 대사관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브라질이 온두라스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긴밀한 공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셀라야 전 대통령이 브라질 대사관을 택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브라질 정부는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은 물론 자국 대사관으로 간 데 대해서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 과정에 브라질 정부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도 "브라질이 셀라야 전 대통령의 귀국과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으며, 브라질 대사관에 머물기로 한 것도 직전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셀라야 전 대통령 자신도 "브라질 정부는 나의 귀국 과정을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말해 니카라과에 체류할 때부터 온두라스 귀국 이후까지 전화를 통해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