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지 라 나시온 '룰라 효과'에 주목
브라질과 함께 남미지역의 양대 축을 이뤄온 아르헨티나에서 유력 신문이 브라질을 역내 리더국가이자 국제무대의 떠오르는 행위자로 표현하며 국내 상황을 개탄하는 기사를 실어 주목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 나시온은 12일자에서 "아르헨티나가 국제무대에서 차지하는 공간은 점점 사라지고 있으나 브라질은 갈수록 남미지역의 리더 입지를 굳히고 국제무대에서도 주요 행위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브라질의 위상이 이처럼 강화되고 있는 주요 요인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에게서 찾으면서, 전임자인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 전 대통령(1995~2002년 집권)으로부터 이어지는 정책의 연속성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리우 데 자네이루가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것과 관련, "룰라 대통령을 비롯한 브라질 정치인들은 국가이익을 위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다"면서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올림픽 유치전에 나섰다면 아르헨티나 정치인들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아직도 과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정부 시절의 대미(對美) 외교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룰라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주도적으로 대화를 갖고 있는 모습도 대비시켰다.
신문은 이어 "룰라 대통령의 임기가 2011년 초에 끝나도 브라질의 위상 강화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 효과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브라질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아르헨티나를 크게 능가하고 있고, 브라질이 100억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 발행 채권을 매입할 정도로 외환보유가 풍부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 회원국들의 시선이 앞으로도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한 여론조사 결과 룰라 대통령과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놓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실시할 경우 52% 대 45%로 룰라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양국은 오랜 기간 남미대륙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관계를 형성해 왔으나 지금은 룰라 대통령이라는 인물을 만난 브라질에 절대적으로 기운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