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로 예정된 온두라스 대통령 선거의 실시 여부를 놓고 신구정부 간에 의견이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신정부의 의도대로 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관측통들은 이제까지 선거운동의 흐름으로 보아 보수진영의 포르피리오 로보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6월28일 쿠데타 이후 계속돼 온 혼란이 수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쿠데타로 권좌에서 쫓겨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 진영은 셀라야가 권좌에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되는 대선은 그 합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이 이끄는 임시정부는 지난 15일 전국에서 투표소를 설치하고 투표함들을 현장에 배치하는 등 대선을 치를 준비를 마무리한 상태다.
대선을 앞두고 온두라스 사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기류는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은 대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당초의 입장을 바꿔 미첼레티 대통령 정부에서 공정하게 선거를 실시한다면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 콜롬비아, 페루, 파나마 등 친미 국가들이 동조하고 있다.
미첼레티 대통령은 대선의 합법성과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자 25일부터 의회가 셀라야의 복귀 안건을 표결할 예정인 12월2일까지 잠정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온두라스 선거법원은 약 350명에 이르는 국제선거감시단원이 투표와 개표 과정을 지켜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과 미주기구(OAS)는 선거지원을 철회한 상태에 있어 대선의 합법성을 인정받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감시단의 활동도 확실치 않은 상태에 있다.
미국 마이애미에 본부를 둔 범미변호사연맹은 17명의 감시단을 온두라스 대선에 파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셀라야 대통령 정부의 임명을 받은 미국 주재 온두라스 대사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수천명의 동포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6개 도시에 투표소를 설치하게 되어 있으나 미첼레티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투표소를 설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내년 1월27일 취임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 이외에 부통령 3명과 의원 128명, 중미의회 의원 20명, 시장 298명이 선출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