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원, 잇따라 표결 연기
베네수엘라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가입 문제가 브라질 상원 통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화할 전망이다.
조제 사르네이 브라질 상원의장은 25일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안에 대한 상원 본회의 표결이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르네이 의장은 "이 문제에 관해서는 여야 지도부 간에 새로운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베네수엘라의 가입에 대해 정치권 내부에서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브라질 하원은 지난 해 12월 본회의 표결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안을 찬성 265표, 반대 61표, 기권 6표로 승인했다.
이어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달 29일 찬성 12표, 반대 5표로 가입안의 상원 본회의 표결을 결정했으며, 당시 베네수엘라를 방문 중이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가입안이 1주일이나 열흘 안에 최종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권위주의 통치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야당 의원들의 반대와 함께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 체결을 이유로 군에 전쟁준비를 지시하는 등 베네수엘라-콜롬비아 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본회의 표결이 이달 초부터 연기를 거듭해 왔다.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안이 브라질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파라과이 상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와 함께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었다가 콜롬비아와 페루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상을 진행하자 탈퇴한 뒤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해 왔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4개 회원국 정상들은 2006년 7월 베네수엘라 가입에 합의했으나 브라질과 파라과이 상원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가입이 지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이미 의회 승인을 마친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