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5년만에 실시된 대규모 군사훈련 기간에 군시설들을 순시하고 군의 준비태세를 칭찬했다고 AP통신이 28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고도의 준비태세는 그것이 군사적 침공 혹은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것이든 그 어떤 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 하는 것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준비태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어 국내 모든 기관들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하고 "질서와 규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부터 국방의 날을 하루 앞둔 28일까지 3일간 실시된 군사훈련에는 수 십만명의 정규 군인과 민간인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데 이 같은 규모의 군사훈련은 지난 2004년 이후 최대로 꼽히고 있다.
쿠바 당국은 미국의 침공을 가정하고 실시한다고 밝힌 군사훈련과 관련된 영상들을 관영TV를 통해 방영하기는 했으나 아바나 주재 외국언론에 대해서는 훈련 현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바스티온 2009'로 명명된 이번 군사훈련은 모의 전쟁과 함께 미국이 침공에 앞서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쿠바에서 획책할 가능성이 있는 사회불안 조장에 대처하는 훈련도 병행할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밝혔다.
1980년대부터 '바스티온'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규모의 군사훈련을 비정기적으로 실시해 온 쿠바는 작년에는 '바스티온2008'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대규모 허리케인 3개가 연이어 몰아 닥치면서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전념하겠다며 훈련을 취소했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