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선 당선, 호세 무히카 (11.30)
관리자 | 2009-12-03 | 조회수 : 1163
좌파성향 "룰라식 실용노선 채택". 급격한 변화 없을 듯
29일 실시된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호세 무히카(74) 당선자는 좌익 게릴라 지도자 출신으로 우루과이 사상 첫 중도좌파 정권인 타바레 바스케스 현 대통령 정부에서 농업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직 상원의원이다.
1935년 5월 20일 수도 몬테비데오의 검소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무히카 당선자는 본래 중도우파 정당인 국민당(PN)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루과이에 군사독재정권이 들어서면서 1960년대 좌파 정치인으로 변신했으며, 무장투쟁 조직인 '투파마로 민족해방운동'(MLNT) 결성에 참여했다.
무히카 당선자는 MLNT에서 활동하던 기간 1972년 총상을 입고 당국에 체포됐다가 군사독재정권이 종식된 1985년에야 풀려났다. 무히카 당선자의 몸속에는 아직도 제거되지 않은 여러 개의 총알이 남아있어 과거 무장투쟁 경력을 대변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회복된 뒤 무히카는 민중참여운동(MPP)이라는 정치 결사체를 조직했으며, MPP는 사회당, 공산당, 기독교민주당, 좌익 게릴라 단체 등이 참여하는 집권 중도좌파연합 확대전선(FA) 내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세력으로 꼽힌다.
무히카 당선자는 1994년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이어 1999년과 2000년 총선에서는 잇따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단숨에 유력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무히카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소득 재분배 강화, 사회구호 프로그램 확대, 20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 빈곤층 절반 감소, 여성 및 소수인종 우대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보다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실용노선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에 따라 중도 성향의 다닐로 아스토리 전 경제장관을 러닝메이트로 삼았다.
무히카 당선자는 향후 중남미 좌파블록인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과 관계를 강화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우루과이가 회원국으로 활동하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내에서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히카 당선자가 최근 브라질 언론과의 회견에서 "세계가 변하는 만큼 독단에 사로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점 등을 들어 우루과이 외교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히카는 이와 함께 빈곤퇴치와 고용창출을 최우선시하면서 성장세 회복에 주력하는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