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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선, '피노체트 망령'없는 첫 선거 (12.07)
관리자 | 2009-12-08 |    조회수 : 1297
오는 13일 실시되는 칠레 대통령 선거는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배제된 첫 선거가 될 것이라고 브라질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6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칠레에서 1990년 민주주의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실시된 선거에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직. 간접적으로 작용해 왔다면서 "올해 대선은 사실상 처음으로 '피노체트 망령' 없이 치러지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중남미 지역 최악의 독재자로 일컬어지는 피노체트는 1973년 군사 쿠데타를 통해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뒤 1999년까지 17년간 칠레를 철권 통치했다.

피노체트 집권 기간 3천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노체트는 실각 이후 인권탄압 혐의로 기소됐으나 2003년 12월 91세를 일기로 사망하면서 사법처리는 되지 않았다.

피노체트가 권좌에서 물러난 뒤는 물론 사망한 이후에도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각종 선거에서 상당한 세를 과시하는 등 피노체트가 칠레 정치에 미친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

최근에는 피노체트의 손자이자 '피노체트 3세'로 불리는 군장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몰리나가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가 군에서 쫓겨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파 야당인 국민혁신당(RN) 세바스티안 피녜라(60) 후보의 평균 지지율이 37%로 나타나 집권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의 에두아르도 프레이 후보(26%)와 중도좌파 성향의 무소속 후보인 엔리케스-오미나미 하원의원(19%), 좌파 정치인 호르헤 아라테(6%) 등을 앞서고 있다.

칠레 공공연구센터(CEP)는 대선 1차 투표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피녜라와 프레이가 결선투표에 진출해 피녜라가 43% 대 37%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결선투표는 내년 1월 10일 실시된다.

기독교민주당(PDC), 사회당(PS), 민주당(PPD), 급진사회민주당(PRSD) 등 4개 정당으로 이루어진 콘세르타시온은 1990년 이래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 연속 집권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번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피녜라 후보는 중남미 지역 최대 항공사로 꼽히는 LAN의 지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TV 방송 채널인 칠레비시온(Chilevision)과 프로축구팀 콜로 콜로(Colo Colo)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피녜라 후보는 지난 달 24일 브라질리아를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바첼레트 대통령 정부 정책의 연속성을 약속하며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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