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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재선 성공..볼리비아 어디로 (12.07)
관리자 | 2009-12-08 |    조회수 : 1293
국정기조 변화, 對美관계 개선 관심..성장. 빈곤퇴치 과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사실상 재선을 확정해 볼리비아의 향후 행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산업 국유화와 코카 재배 합법화, 반미(反美) 노선을 특징으로 하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입장이 이번 대선 승리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반대로 '연성화' 가능성을 전망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 국정운영 기조 바뀔까 = 모랄레스는 2006년 1월 첫 집권 이래 과거 식민지 유산과 인종차별 및 사회적 불평등 척결을 앞세워 "볼리비아를 뿌리부터 바꾸겠다"는 이른바 '국가 개조론'을 주장해 왔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사회주의 헌법을 제정했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높이며 여론몰이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랄레스는 이번 선거를 '역사적인 이정표’로 평가하고 "볼리비아 국민들은 신 자유주의 대신 민주주의와 변화를 택했다" 면서 사회주의 헌법에 바탕을 둔 개혁작업을 계속해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랄레스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볼리비아 농업개발연구센터의 하비에르 고메스 연구원은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전보다 중도적인 성향을 나타낼 것"이라면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책을 닮으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산 안드레스 대학의 히메나 코스타 교수는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을 상대로 너무나 많은 약속을 했으며, 이를 번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 대미관계 개선 여부 주목 = 모랄레스 집권 이래 갈등을 거듭해온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여부도 관심거리다.

모랄레스는 지난해 9월 보수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필립 골드버그 당시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2개월 후에는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자국 내 활동을 금지했다. 미국 정부도 구스타보 구스만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했으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볼리비아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 혜택을 중단하면서 양국 관계는 단절됐다.

모랄레스는 "미국 제국주의가 볼리비아에서 활개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면서 "미국 대사관이 없는 것이 볼리비아 발전을 위해 유익하며, DEA가 없어도 마약퇴치 활동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모랄레스가 최근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 체결에 대해 "중남미 좌파블록인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을 위협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도 미국-볼리비아 관계 개선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랄레스가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대미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잇따라 밝힌 사실을 들어 대선 정국이 마무리된 뒤 미국 정부와 접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경제성장, 빈곤퇴치 등 과제 = 남미 최빈국 볼리비아를 이끄는 모랄레스에게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빈곤퇴치는 여전히 주요 과제다.

모랄레스는 2006년 5월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했으나 천연가스 국제가격 하락과 브라질의 수입 감소로 인해 정부 재정이 압박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최근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과 스페인 에너지 기업인 렙솔(Repsol)-YPF 등으로부터 투자를 적극 유치해 천연가스 생산. 수출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천연가스 수출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볼리비아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남미에서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많은 7천500억㎥에 달한다. 하루 평균 생산량은 4천200만㎥ 수준이며, 이 가운데 브라질에 2천770만㎥, 아르헨티나에 700만㎥를 수출하고 있다.

빈곤퇴치는 모랄레스에게 최대 난제다. 볼리비아 전체 인구 990만 명 가운데 빈곤층이 60%, 극 빈곤층은 40% 가까운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볼리비아 경제는 2006~2009년 평균 4.5%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성장률은 세계경제위기 속에서도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높은 2.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률은 7.5%, 인플레율은 4.3%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랄레스는 경제에 대한 정부 통제 강화와 함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에 놓여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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