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美, 남미-이란 관계 간섭 말라’ (12.12)
관리자 | 2009-12-16 | 조회수 : 1287
클린턴 장관 경고에 강력 반발
볼리비아 정부가 남미-이란 접근을 경고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고 EFE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고 페르난데스 볼리비아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이란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이란과 우호관계를 맺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면서 "미국은 남미와 이란의 관계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볼리비아는 내정간섭을 단호히 거부하며, 이는 미국을 포함해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란이 볼리비아나 베네수엘라와 관계를 증진하려는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국무부의 공공정책 포럼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이란과 어울리고자 한다면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남미 국가들에 이란과의 관계 강화 시도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이란이 국제 테러리즘의 주요 지원자, 프로모터, 수출국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 면서 "이란이 남미 지역에서 자리 잡도록 허용하는 것은 매우 나쁜 아이디어"라고 경고했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브라질,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을 순방하는 등 남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데 이은 것이다.
볼리비아는 지난 2006년 초 좌파 정치인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 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보수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필립 골드버그 당시 미국 대사를 추방했으며, 2개월 후에는 미 DEA(마약단속 국) 요원들의 자국 내 활동을 금지했다.
미국 정부도 구스타보 구스만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하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볼리비아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 혜택을 중단하면서 양국 관계는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모랄레스 대통령이 지난 6일 실시된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조만간 미-볼리비아 관계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